닭강정으로 버티는 힘, 관계로 걷는 일터
2시 시작된 월간회의가 7시 넘어 마쳤다. 이어서 한 분 선생님과 대화하다가 저녁을 9시 넘어서 먹었다. 야근하는 선생님들과 닭강정 시켜 먹고 수다 떨다가 시간 보니 11시다. 그러고는 다시 사무실에 자기 자리 앉아서 일을 하는 선생님들. 피곤하니 집에 가자고 하니 자꾸 뭘 더 해야 한다고 한다.
야근인지, 대화인지, 친목인지 모르는 희한한 공기가 흐른다. 하루를 정리해 보니 오후부터 지금까지 선생님들과 쉬지 않고 대화했다. 웃다가, 욱하다가 또 웃다가 찡그리다가 웃다가 반복한 하루다.
12월도 중순이다. 지난주 전국 네트워크 모임에 송년회 했다. 타 기관 선생님들 상당수가 야근의 연속이다. 그 안에서 보여지는 우리 사무실의 붕 떠 있는 분위기는 생경한 모양이다. 일이 뭘까? 행정문서로 보여지는 것만 일일까?
사람들이 직장에 오래 참여하는 이유가 몇 가지 있다. 가장 중요한 게 일터(사무실 등)의 분위기다. 사람 관계도 좋고 화기애애한 좋은 분위기일 때 오래 일한다. 두 번째가 기관의 비전과 자기 비전의 교집합의 크기다. 마지막이 연봉이다. 이전에 읽었던 연구보고서 결과 중 기억나는 내용 중 한 부분이다. 이 밤에 이런 분위기로 활동하고 관계할 수 있는 힘은 어쩌면 우리네 투명한 모습에 있는지도 모른다. 가능한 모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분위기(환경)다.
일을 잘하고 못하고를 어떻게 결정짓는지 모른다. 국가 단위 사업의 평가일 수도 있지만, 내 보기에 기관의 분위기와 비전이 핵심이다. 두 가지 붙잡고 뚜벅뚜벅 가고자 하는 곳에 갈 수 있는 ‘힘’이다. 최소한 밥 굶지 않고 그렇게 앞으로 나아가는 일이 가장 우선이고 활동하면서 현실을 살아 내는 방법이다.
20~30대 청년들이 이렇게 활동할 수 있는 것은 3만 원 하는 닭강정 하나에 야근이라고 우기는 밤에 일하면서 2시간을 쉬지 않고 수다 떨며 낄낄 댈 수 있는 힘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