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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One Battle After Another)_싸움의 끝에서 남겨야 하는 것

달그락달그락 2025. 10. 13. 23:47

 

사랑하는 여자가 혁명을 꿈꾸며 활동한다. 총을 쏘고 폭탄을 터트려서라도 그녀는 사회 변화를 원한다. 거의 혁명가에 가깝다. 남자는 자신이 뭘 하는지도 모른 채 사랑하는 이가 폭탄 터트리라고 하니 화약 심고 폭파시킨다. 그녀가 좋아하니 덩달아 좋다. 아이가 생겼는데 여자는 자신이 가장 우선이라면서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아 남자와 아이를 버리고 다시 총을 들고 나선다.

 

나는 이 여자의 이기적이고 폭력적인 활동이 싫다. 싫은 수준이 아니고 혐오한다. 세상의 변화를 이루는 이유가 있다. 자신을 위해서, 신념과 종교를 위해서, 약자를 위해서, 자신과 같은 피(순혈주의)의 우위를 위해서, 자기 민족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진보, 보수, 극우, 극좌 등 여러 사상적 이유가 있다.

 

자신이 가장 사랑해야 하는 이도 지키지 못하면서 대의를 위해서 무언가 이룬다는 이들을 나는 신뢰하지 않는다. 어떤 이가 그랬다. “나는 시민운동, 교육운동하면서 집에다가 돈을 가져다줘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아이들이 알아서 잘 컸어. 나는 아이들을 위해 이 사회의 교육문제를 뜯어고칠 거야.” 헛소리를 넘어 개소리다. 시민운동 그것도 아이들을 위해서 교육운동 한다면서 정작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아이들의 교육과 돌봄은 내 팽개치고 사회를 바꾸겠다고? 무책임의 극치다.

 

군인은 극우집단의 우두머리에 서고 싶어 한다. 순혈주의를 맹신하는 이들이다. 백인우월주의에 사로잡혀 유색인을 싫어한다. 특히 흑인을 혐오한다. 그런데 흑인 여성을 성적으로 너무나 좋아하는 자다. 결국 극우의 최상층부에 올라가지만 그들 안에서 살해되는 운명을 맞는다.

 

극우와 극좌, 거기에 이민자를 대하는 태도, 이성과 자녀에 대한 사랑이 녹아 있는 영화를 봤다. “One Battle After Another”, 연이은(끊임없는?) 싸움이 맞다. 딸아이도 결국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그 싸움은 실제 변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수는 좋은 거다. 전통, 국가, 민족, 질서, 종교 등을 지키려고 한다. 변화나 외국의 영향보다는 자기 나라 중심, 과거의 가치를 강조한다. 문제는 극단성을 가질 때다. 자기 나라나 민족을 높게 본다. 민족주의적 경향이 크게 나타난다. 정치적 극단성을 띠며 누군가를 우상시하며 파시즘에 경도된 자들도 나타난다. 다른 민족을 배타하고 혐오한다. 순혈주의에 입각해서 자기 민족만이 특별하고 순수해야 한다는 매우 배타적 민족주의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진보는 좋은 거다. 주류 담론에 저항하며 약자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이들이다. 사회의 불평등을 없애고, 가난한 자들의 힘겨움을 줄이려고 노력한다. 개인보다 사회 전체의 이익을 중요시한다. 평화적으로 변화를 추구하며 사회 인식, 법과 정책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이들이다. 문제는 극좌다. 때로는 자본주의 자체를 없애고 모든 걸 공동으로 나누자는 주장까지 서슴없다. 거기에 폭력은 기본이다.

 

이 들어가는 순간 폭력혐오’, ‘배타가 넘친다. 극우와 극좌는 같다. 이념의 지향이 다르다고 보이지만, 극우 이외에 모든 이들은 좌파이고, 극좌 이외에 모든 이들은 우파로 자리 잡는다. 극우, 극좌 그들이 생각하는 좌우는 같은 사람들이다. 오직 그들만이 유일한 구원자로 추앙받아야 한다. ‘의 극단성은 결국 모두의 파멸을 부르고 만다. 우리 역사가 계속해서 보여 주는 장면이다.

 

폴 토마스 앤더슨감독의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이 영화 한편에 이 모든 내용이 숨어 있다. 상당수 영화평이 극우의 미친짓을 잘 보여주었다고 설명하는데, 극과의 아픔도 함께 버무려진 수작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그 안의 사랑과 자기 이념과 궁극적으로 이루고자 하는 그들의 이상한 세상의 현실이 적나라했다. 트럼프의 난민에 대한 폭력이 너무 커 보여.

 

이 영화에서 크게 부각되지는 않지만, 내 보기에 가장 현실적이고 평화적으로 변화를 추구하는 이가 있다. 가라데 도장 사범이다. 자기업에 진심이며, 그 안에서 난민을 보호하고 아픈 이들의 공동체를 형성해 낸 것으로 보인다.

 

어떠한 구호나 이념, 종교를 내세우더라도 생명의 사랑과 평화보다 우선할 수 없다. 그 모든 것은 생명을 살리는 데 가치를 두어야 옳다. 사람 사는 사회에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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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꼭 보기를 권면. 오늘 하루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