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면 교주 찾지 말고 병원 가자.
수년 전까지 전0훈, 손0보와 같은 목사들 앞에서 ‘주여 삼창’을 외치면서 종교적인 삶을 산다는 이들이 소수고, 그들도 내가 믿는 신앙과의 연결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사회에 큰 문제를 일으킨다고도 생각하지 못했다. 보수적이지만 그래도 종교적인 행위 안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도우면서 선교에 열심일 것이라고 막연히 상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민주주의 근간을 흔드는 이들의 상당수가 극우 개신교인이라는 것을 알았다.
신실한 개신교인이라고 주장하면서 지금도 ‘윤어게인’ 하는 분들의 삶을 보면서 고통스러웠다. 민주사회를 깨트리는 사람들이 나와 같은 종교라고 했다. 나 또한 자칫 청년기 한순간의 선택만 잘못했더라면 지금 전이나 손 못지않은 극우적인 망상을 가진 종교인이 되어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니, 끔찍했다.

그곳에서 열심을 내는 이들의 이유가 있다. 그중에 인간의 불안이나 힘겨움, 아픔을 이용해서 지속적인 ‘가스라이팅’을 통한 ‘종교중독’을 만들어 가는 ‘악한 자’들이 문제의 원인 중 가장 크다고 여긴다.
중독은 인간의 두려움을 피하고 욕망을 쉽게 갖거나 현실을 회피하기 위해 마약이나 알코올과 같은 수단을 통해 문제 해결의 대체재를 찾아 집착하는 현상이다. ‘종교중독’은 개인의 문제를 종교에서 해결하고자 찾는다는 데에 있다. 이는 알코올이나 마약에 중독되면서 현실을 회피할 수 있는 것과 유사한데, 고통스러운 현실과 두려움, 욕망을 종교로 대체하게 된다. 학자들의 일관된 설명이다.
종교중독이 일어나는 곳에는 반드시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가 있다. 극우 목사나 이단, 사이비 목사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된다. 모두가 카리스마 넘친다.
청년기에는 불안하고 힘든 경우가 많다. 상처받고 아파서 심리적으로 고통받는 이들도 많다. 이들은 심리상담 전문가를 만나거나 관련 전문가에게 상담받아야 한다. 심리적으로 아프고 상처 있는 이들은 정신의학과를 찾아 치료받아야 한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아프고 힘겨운 이들을 찾아서 병원이 아닌 ‘종교중독’으로 내모는 이들이 있다. 이단, 사이비들 대부분이 사람들의 불안과 힘겨움을 파고들어 종교중독으로 이끈다. 여기에서 만나는 이들은 하나같이 개인의 아픔을 잘 받아주면서 안아준다. 카리스마 넘치는 종교 지도자를 통해서 천국도 가고 이 땅의 모든 아픔도 해결해 줄 것이라고 믿으면서 가정도 내팽개친다. 컬트에 깊이 빠지고 만다.
이런 일은 사회적으로 지탄받는 이단, 사이비만의 문제가 아니다. 주류 기성교회 중 끝만 다를 뿐 이러한 일을 답습하면서 성장하는 이들은 주변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세습하는 몇 개 대형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 기성교회의 담임목사는 성도들에게 일요일에 아파도 병원에 가면 안 된다고 했다. 안식일이라는 것. 자신이 아파도 일요일은 주일이니 병원에 가지 않는다는 것을 간증으로 이야기한다. 직장도 일요일에 출근하는 게 아니라고 가르쳤다. 청년들이 취업할 때 일요일 근무할 수 있다고 하면 좋은 직장이 아니라고 설교했다. 심지어 새벽예배에서 앞에 앉아 있는 청년을 가리키며 면접 보고 왔는데 일요일 근무할 수 있다고 해서 바로 뛰쳐나왔다면서 훌륭한 청년이라고 치켜세우기까지 했다. 유학 가려는 청년에게 모은 돈 헌금하고 교회 일을 열심히 하는 게 축복받는 거라고도 했다.
세상과 괴리된 이상한 일들이 교회 안에서는 모두 통용되었고, 그곳에서 가스라이팅 된 사람들은 그것을 신앙이 깊다고 믿고 계속해서 그 안의 지도자들에게 의지하게 된다. 목사는 사람이 갖고 있는 성욕, 식욕, 수면욕 등을 끊임없이 죄악시하면서 심리적으로 압박하는 짓을 서슴없이 한다.
이 사례를 든 교회는 이단이나 사이비가 아니다. 교회연합 단체의 대표도 하는 등 주류 교회에서 활동하는 교회 목사 이야기다. 목사가 하는 말을 더 귀 기울여 잘 듣고, 그 말씀 붙들고 기도하고 헌금하고 더 많은 사람들을 교회에 데려오는 일이 선교이고 봉사다. 이렇게 활동하면 모든 게 치유된다고 믿는다.
교회를 나가는 이들은 저주했고, 교회 안에 있는 사람들은 서로 간에 깊은 관계를 갖지는 않으면서 교회에 앉아 있는 게 천당 가는 것이라고 믿고, 목사의 설교 안에서 기도하며 그들만의 이상한 신념을 강화시키는 것을 신앙을 성장시키는 것이라고 믿게 된다. 가스라이팅 되면서 종교중독이 깊어지는 현상이다.
운동하다 인대가 나갔거나 관절을 다쳤다면 전문의가 있는 병원에 가서 치료받아야 한다. 헬스장 열어 돈 좀 벌어 보겠다는 트레이너에게 몸을 맡기고 그가 시키는 대로 운동을 더 열심히 하면 몸은 부서진다. 재활도 치료도 없다. 헬스장에 가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몸이 만들어져야 한다. 최소한 관절이나 인대가 아프지 않아야 운동할 수 있다. 계속 아프게 하면서 운동기구에서 뛰거나 움직이게 하면서 건강해진다고 믿게 한다.
마음에 상처가 크거나 아플 때 치료받지 않고 이런 이단, 사이비뿐만 아니라 주류 교단이라고 해도 가스라이팅을 주로 하는 자들을 만나게 되면 몸과 마음은 회복이 아닌 삶은 망가지게 된다. 파멸이다. 사이비 목사 말을 듣는 게 아닌 전문가와 의사를 먼저 찾아야 옳다. 잘못된 믿음이 치료는커녕 삶을 절망으로 이끌어 평생을 종교중독 상태로 살게 된다. 그래서 대학에 종교 동아리는 스크리닝이 반드시 필요하다. 청년들의 삶이 일순간 나락으로 가는 사례가 자주 보인다.
신앙이 좋다는 게 무엇인지 공부해야 산다. 성경을 어떻게든 읽고 공부해야 한다. 예수교라고 하니 예수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더 깊게 공부하고 기도하며 삶으로 살아낼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한 셈이다. 그런데 왜 예수교인에 예수님의 삶과 말씀을 공부하지 않고 삶으로서 살아내지 않으려 하나?
아래는 종교중독에 대해 간략히 요약한 내용임. 관심 있는 분들만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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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중독은 개인적인 삶을 파괴하고 종교를 통한 극단적 억압과 폭력과 같은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킨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사람들이 하나님과의 관계가 아니라 개인의 삶을 통제하는 종교에 극도로 몰두할 때 신앙은 ‘해로운 신앙’이 된다.
해로운 신앙은 사람을 학대하고 조종하여 중독에 빠지게 한다. 종교중독은 낮은 자존감, 상처받은 내면아이, 애착장애, 자기강박 등과 같은 개인적 요인과 현실도피, 자본주의적 구매욕구 등과 같은 사회적 요인에 의해 발생한다. 이는 모두 외상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
종교중독의 특성은 다음과 같다. 첫째, 권위에의 복종으로 인한 삶의 극단적 수동성이다. 둘째, 권력 중독이다. 셋째, 감정의 고양(혹은 열광)을 위한 강박적인 종교 행위이다. 넷째, 극단적 폐쇄성과 폭력성이다. 다섯째, 영혼의 학대로서 집단 압력이다.”
박성철, “종교중독에 대한 신학적 이해(A theological Understanding of Religious Addiction),” 《기독교철학》 26(2018): 25-50.